장애인 의약품 정보접근성, 식약처 ‘대충’
장애인 의약품 정보접근성, 식약처 ‘대충’
‘약 바르게 알기’ 교육, 시각장애 특성 반영 NO
“안전사용 협의체 구성, 정책대안 애쓸 것” 답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의약품 접근성 문제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이날 최 의원은 2012년 식약처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발췌한 시각장애인 약물사고 사례를 들며, “의약품 정보 접근성이 낮아 장애인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을 뗐다.
구체적으로 언급된 약물사고 사례는 ▲좀약을 안약으로, 위장약 겔포스를 머리 샴푸로, 피부질환 연고를 안약으로, 알레르기 약을 감기약으로, 바르는 약을 다른 연고제로 사용한 적 있다 ▲소아용 해열제와 감기약 시럽이 구분되지 않아, 어린 자녀에게 약을 바꾸어 먹인 적이 있다. ▲설사와 통증이 심했지만 약을 찾지 못해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나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등이다.
최 의원은 “식약처가 2019년부터 시‧청각장애인도 ‘약 바르게 알기 사업’에 포함해 교육하고 있지만 장애인 유형별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시각장애인 교육인데 안약에 대한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동영상 시청 부분이 나온다. 동영상의 음성 부분을 교육에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교육에 영상을 꼭 활용해야만 한다면 시각장애인은 화면해설 영상을 제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교육당시 배포한 ‘약 바로알기 십계명’점자 리플릿 내용도 언급하며,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나 시각장애인에 특화된 안전정보가 없어 아쉬웠다는 후기도 있었다”면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확인해보니 리플릿 제작과정은 전혀 알지 못했고, 이미 완성된 점자 리플릿을 가져와서 점자가 읽을 수 있게 찍혔는지 확인만 해달라고 연락 온 것이 전부였다. 심지어 한국농아인협회는 사업에 청각장애인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정확히 몰랐다”고 꼬집었다.
또한 최 의원은 “영유아, 청소년, 노인의 경우 식약처가 개발한 28종의 생애주기별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교재가 있는데, 장애인을 위한 의약품 안전 사용 교육교재는 없다”면서 “장애인을 위해 의약품 안전정보를 교육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표시방법으로 전달해 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입법부에 당사자 의원이 있을 때만 열심히 하지 마시고, 장애인이 의료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정기적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의경 식약처장은 “장애인 의약품 안전사용 지원 관련 장애유형을 고려하고 생애주기별 지원정책 내용 공감한다”면서 “지난 9월 28일 장애인단체, 약사회와 함께 장애인의약품 안전사용 협의체를 구성했다. 일회성이 아니라 정책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애써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