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법무법인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수험생 다독여준 필적 확인 문구

이길중 0 3 11.15 17:22

의정부법무법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 문구는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이었다. 안규례 시인의 ‘아침 산책’에서 인용한 문구다. 38일째 합숙 생활을 해온 출제·검토 위원들은 13일 시험 종료와 함께 ‘감금 생활’에서 해방됐다.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수험생이 매 과목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직접 적어야 하는 글귀다.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2006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필적 확인 문구가 처음 들어간 2005년 6월 모의평가의 문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윤동주 ‘서시’)이었다.
문구는 매년 다르게 선정되며, 필적 감정이 가능하도록 ‘ㄹ’ ‘ㅁ’ ‘ㅂ’ 중 2개 이상, ‘ㄼ’ ‘ㅄ’ 등 겹받침이 포함돼야 한다. 수험생이 답안지를 받고 가장 처음 쓰는 문구인 만큼 가급적 희망, 긍정 등 메시지가 담긴 글귀를 정해 수험생이 긴장을 풀고 위로받도록 한다는 취지도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용된 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로 총 3차례(2006·2007·2017학년도) 쓰였다.
수능 출제·검토 위원 약 500명, 진행·급식·보안 등 행정 업무를 맡는 200여명 등 총 700여명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38일째 합숙 생활을 해왔다. 이들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 시험이 진행되는 5교시가 끝남과 동시에 퇴실이 허용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미리 확보한 현직 교수·교사 인력 풀에서 무작위로 추첨해 선발된 출제·검토 위원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모처에서 합숙하며 수능 문제를 출제했다.
이달 초 출제를 마친 뒤에도 외출이 통제됐고, 휴대전화나 블루투스 이어폰 등 통신기기도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외부와 단절돼 생활해야 하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한 치의 오류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 상위권 변별력을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교사 20여명으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는 킬러문항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들도 출제·검토 위원과 함께 합숙했다. 평가원은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은 배제하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한다”고 설명했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가 수용된 구치소 방문조사 의결을 밀어붙이며 정작 연초부터 계획된 다른 방문조사 일정은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올해 인권위 안건 목록을 보면 김 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침해구제2소위는 지난달 28일 9차 회의를 열고 ‘갱생보호시설 방문조사 계획(안)’을 다음 회의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김 위원은 안건 재상정 이유로 ‘조사 시간이 없음’ 등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김 위원은 윤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 김 여사가 있는 서울남부구치소 등의 미결수 인권 침해 상황을 조사하겠다는 취지의 ‘교정시설 방문조사 계획’ 안건을 이한별 인권위원의 동의를 받아 직접 낸 뒤 곧바로 의결했다. 인권위 노조에 따르면 인권위원이 담당 부서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위원회에 방문조사 안건을 제출해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
인권위 방문조사 일정은 담당 부서가 연초에 연간계획을 수립할 때 정해두고 순서가 다가오면 소위에 방문조사 계획안을 올려 의결 절차를 밟는다. 이번에 연기된 갱생보호시설 방문조사도 연초부터 계획됐다. 갱생보호시설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 등 갱생보호대상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반면 서울구치소·남부구치소 조사는 지난 5월 작성된 인권위의 올해 ‘교정시설 방문조사 계획’에도 없었다. 김 위원도 지난 7월 교정시설 방문조사 안건을 의결할 때까지는 ‘미결수 인권’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올해 교정시설 방문조사 계획 수립 때부터 미결수 인권에 집중하자고 했으면, 그대로 진행됐을 것”이라며 “2022년 미결 수용자 인권 전반을 조사했는데, 어떤 큰 변동이 생겨 다시 조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갱생시설 조사는 ‘시간 부족’으로 미루고, 윤석열·김건희가 있는 구치소 조사를 최우선으로 하는 선택적 인권 행보”라고 했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지방법원 정문 밖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했다고 AP 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장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은 이번 공격 배후를 자처하며, 사법부 관계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AP는 이날 정오쯤 인파로 붐비는 시간대에 법원 정문 밖 경찰차 옆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사상자 대부분이 지나가던 행인이나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들어가던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테러범은 법원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경찰 차량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국영 언론은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TTP가 이번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TTP는 성명을 내고 “우리 전사가 이슬라마바드의 사법위원회를 공격했다. 파키스탄의 비이슬람적 법률에 따라 판결을 내린 판사, 변호사, 공무원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TTP는 이어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시행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크비 장관은 이번 공격이 TTP와 연계된 “인도 지원 세력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리인에 의해 자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자살 폭탄 테러는 파키스탄 보안군이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와나 지역의 한 학교에 숨어 있던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이던 와중에 발생했다.
나크비 장관은 “어젯밤에도 와나에서 공격이 있었다”며 “그 공격으로 세 명이 사망했다. 공격한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아프가니스탄이 그 공격에 직접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TTP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별개로 독립된 조직이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부에 이념적 영향을 받아 결성됐으며, 탈레반 최고지도자에 충성 서약을 바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카슈미르 분쟁과 관련, 파키스탄 안보를 위협하기 위해 TTP를 대리 세력으로 내세워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날 인도의 수도 뉴델리 도심 한복판에서 차량 폭발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 유력 용의자가 테러 조직 일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폭발이 계획된 테러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지 경찰은 무기와 폭탄 제조 재료를 압수했다고 밝혔는데, 이 재료들이 오랫동안 인도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파키스탄 기반 단체인 자이쉬-에-모하메드 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