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입 ‘추석 배달 폭주’ 쿠팡 택배기사 과로사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구 지역 영업점 소속 배송기사 A씨(45)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새벽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5일 숨졌다.
쿠팡 측은 “고인은 주 5~6일 근무했고, 평균 작업시간은 56시간이었다”며 “고인의 배송물량은 일 평균 520개, 대다수는 2~3㎏의 가벼운 상품이었다”고 했다. 또 고인이 고혈압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노조 측은 A씨의 근무시간은 매일 프레시백을 반납하고 분류작업을 진행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더 길다고 했다. 쿠팡이 밝힌 작업시간은 최초 배송상품 스캔부터 배송 완료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는 전날 회수한 프레시백을 일일이 뜯어 해체하고 청소한 뒤 이를 지정 장소에 반납해야 하고, 분류 작업까지 해야 한다. 노조는 “매일 최소 1시간의 노동이 스캔 작업 이전에 진행된다”며 “쿠팡이 은폐한 매일 1시간을 더하면 고인의 주 노동시간은 60시간이 넘는다”고 했다. 명절을 앞두고 업무 부담이 더 늘었을 수 있다.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은 과로사의 전형적 징후로 꼽힌다. 고용노동부는 뇌혈관 질병과 관련해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넘는 경우 업무 관련성이 증가하고, 60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노조는 “과로사 산재의 원인은 과로이지 고혈압이 아니다”라며 “쿠팡은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업무를 여전히 택배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고, 이는 과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지난해 5월 쿠팡 택배노동자 정슬기씨 과로사 이후 CLS는 ‘분류작업 문제 해결’ ‘프레시백 회수 강요 금지 및 비용 현실화’를 약속했다. 노조는 “국토교통부와 노동부는 CLS에서 계속되는 과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쿠팡은 2021년도 1·2차 사회적 합의에 동참할 것을 지금 당장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택배 노사는 2021년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했다. 작업 범위에서 분류작업을 제외하고, 주 60시간을 넘는 업무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쿠팡은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CLS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37%로 업계 1위다.
내년 경찰 채용 시험에 도입할 순환식 체력 검사의 마지막 관문인 ‘방아쇠 당기기’가 표준화가 되지 않아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경찰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경찰 채용 시험에 전면 도입할 예정인 ‘순환식 체력 검사’의 마지막 종목인 ‘방아쇠 당기기’에 사용되는 시험용 권총의 장력(방아쇠 압력)의 편차가 권총마다 최대 1㎏ 가까이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시범 운영 중인 순환식 체력 검사에서 사용한 복동식(더블액션) 권총의 장력이 4.53~5.44㎏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력을 사전 측정한 자료는 없다고 했다. 시험 전 서로 같은 조건에서 검사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절차가 없던 것이다.
방아쇠 당기기는 무게가 약 1㎏인 리볼버 38구경 권총을 지름 23㎝의 원 안에 넣고, 방아쇠를 주 사용 손 16회, 반대 손 15회 당기는 종목이다. 원에 권총이 닿거나, 양손을 함께 사용하면 처음부터 다시 수행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4.2㎏ 중량 조끼를 착용하고 장애물 코스 달리기, 장대 허들 넘기, 당기기·밀기, 구조하기 등 체력 검사를 마치고 실시해야 하는 마지막 종목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권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기기가 쉽지만은 않다. 장력이 표준화되지 않아 결국 수험생들이 서로 다른 난이도로 검사를 치르는 셈이다. 순환식 체력 검사는 모든 종목을 4분 40초 안에 마치지 못하면 불합격이다.
이상식 의원은 “권총 마다 방아쇠 장력이 1㎏ 정도 차이 나는 경우 흔들림이나 반응 속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장비 차이로 결과에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용 권총의 장력을 동일하게 맞추는 사전 점검 절차가 채용 시험 도입 전에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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